영화

리멤버 REMEMBER (2022)

윰작 2022. 12. 11. 20:22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8분

제작

영화사 월광

배급

에이스메이커 무비웍스

원작

영화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

감독

이일형

각본

이일형 윤종빈

로그라인

뇌종양 말기, 80대 알츠하이머 환자인

필주가 마지막으로 기억을 잃기 전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함께 일했던 20대 알바생

인규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가족을 죽게 한

친일파들을 향해 복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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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에는 영화 <리멤버>의

스포일러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별 기대 없이 봐서 그런가, <리멤버>는

그동안 에이스메이커에서 배급한 영화 중에

가장 내 취향이었고 재밌게 본 영화였다.

다만 전개상 개연성이 걸렸던

몇 가지 부분과 완성도가 아쉬웠다.

영화의 전개와 속도감은 빠른 편이다.

그래서 무거운 이야기를 다룸에도 답답하지 않아

좋았지만, 주인공의 능력치를 높이고

사건을 빠르게 진행시키기 위해

주인공 외의 등장인물들은 다소 무능하고

개연성도 필요에 의해 수납된 채 질주한다.

80대 노인이 권총으로 친일파들의 뚝배기를 깨고

다니는데 타고 다니는 차가 새빨간 포르쉐다.

뇌종양에 치매까지 앓고 있는 80대 노인

필주의 건강 상태와 체력은 최악이지만

자신의 가족을 죽게 한 친일파들을 향해

60년 동안 응축된 그의 슬픔과 분노가

스포츠카를 타고 질주하며 폭격하듯 퍼붓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치인 건 알겠지만

문제는 빨간 포르쉐는 너무 눈에 띄는 차고

그래서 사람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살인을 목적으로 한 사적 복수를 감행하면서

어딜 가나 온통 CCTV로 뒤덮인 한국에서

눈에 띄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은 없다.

심지어 형사가 차 넘버까지 본 상황인데

필주가 복수를 끝내기 전까진 잡히면 안 되니깐

경찰은 무능해지고, 곳곳에 깔려있는

CCTV가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말이 안 되니깐 헛웃음이 났다.

그리고 필주의 복수극에 얼결에 끼어

살인 용의자가 된 인규는 너무 불쌍한 조력자다.

아픈 아버지 때문에 이자와 빚이 쌓이고

갚을 능력이 없어 사채업자한테 시달리며

연애조차 버거워 포기해버린 흙수저 인규에겐

친일파 처단보다 오늘 당장 해결해야 하는 빚과

생계가 우선인데 안 그래도 힘든 그의 인생이

필주의 복수 때문에 더 꼬여버렸기 때문이다.

또, 필주의 알츠하이머 증상이

사건을 해결할 때나 결정적인 순간엔 멀쩡해지고

숨 고르기 할 때는 나빠지면서 필요에 의해

병이 이용되는 게 보여 별로였지만

배우의 연기가 너무 뛰어나 넘어가게 된다.

영화 <리멤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이성민 배우의 연기와 주제의식이었다.

사라져가는 기억을 붙잡고 평생을 짓눌러 온

죄책감을 안은 채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연기자가 또 있을까 싶다.

필주의 마지막 복수의 대상은 방관자였던

자기 자신이었는데, 이는 아픈 반전이자

친일파들에게 순응하고 동화되어

민족의 아픔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고도

외면하고 모른 척했던 이들에게

뼈저린 반성을 촉구하게끔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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